당신의 과녁의 전인준은 연쇄살인범 석규남의 손자라는 운명 속에서 살아간 인물이다.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평범한 삶을 잃어버린 그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가장 복잡한 감정을 남겼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해자의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당신의 과녁에서 전인준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석규남의 손자라는 사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미지부터 떠올랐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인준은 할아버지가 저지른 범죄와는 상관없이 살아가고 있었지만, 세상은 그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았다.
그가 직접 저지른 일이 아니어도 사람들은 그의 이름보다 석규남의 손자를 먼저 떠올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죄가 가족에게까지 이어지는 현실이 얼마나 잔인한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평범하게 살아갈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전인준은 누군가를 해친 범죄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다.
주변의 시선은 늘 그의 과거가 아니라 가족의 과거를 향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작품에서 가장 답답하게 느껴졌다.
잘못은 본인이 하지 않았는데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삶.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따라다닌다.
물론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면 쉽게 용서하거나 외면할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더 복잡하다.
누구의 감정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품은 이 불편한 현실을 전인준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인준은 빌런이라기보다 비극을 이어받은 인물이었다
개인적으로 전인준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분노보다 안타까움이었다.
그는 악의를 품고 세상을 무너뜨리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가 남긴 죄 때문에 평범한 삶을 빼앗긴 사람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마냥 피해자로만 볼 수도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 이 캐릭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피해자들은 그를 볼 때마다 과거를 떠올릴 수밖에 없고, 전인준 역시 그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 바로 전인준이라고 생각한다.
죄는 개인이 저지르지만, 그 책임과 낙인은 어디까지 이어져야 하는가.
정답을 쉽게 내릴 수 없는 질문이기에 전인준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나는 전인준을 단순한 빌런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악을 이어받은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죄 때문에 자신의 인생까지 흔들린 비극적인 인물이었다.